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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조각들!

트럼프는 TV리얼리티쇼가 만든 이미지 대통령일까?

맙소사!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다니!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트럼프가 2004년 어프렌티스를 제작하고 진행하며 TV리얼리티쇼에 진출할 당시부터 대통령 준비를 해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화 영화 [심슨 가족]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어떻게 말아 먹을지' 바트가 상상하는 에피소드가 무려 15년전인 2000년에 나온 적 있다니, 이미 그때부터 트럼프가 정치권 근처에 기웃거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상상이 맞다면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자신의 대중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계산돼 만들어진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트럼프는 어프렌티스를 활용해 '화려한 금수저 출신의, 기품있고 뛰어난 리더'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대성공을 거둡니다.


1. 유능한 인재들 중 자신의 참모를 뽑음 : 방송 포맷 자체가, 자신의 회사에서 부사장 역할을 할 경영 인재를 뽑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자신의 밑에서 근무하겠다고 지원한 변호사, CEO, 검사, 의사, 박사 등 미국 유수의 엘리트들과 매주 격한 토론을 벌이고 그 중 한명을 탈락시킵니다.  그 토론을 벌이는 장소도 마치 대통령 집무실처럼 웅장합니다.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보며 은연 중, 트럼프가 저 고학력 고스펙 엘리트들도 능가하는 매우 뛰어난 리더라는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도 이상할 것 없다.'라는 '가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죠. 사실 저 출연자들은 트럼프 밑에서 일하고 싶어서 지원한게 아니라 TV출연으로 부와 명성을 얻고 싶어 지원한 것일텐데도 말이죠!

2. 자신의 이름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들, 아내조차 브랜드화하는 치밀함 : 어프렌티스라는 리얼리티쇼에는 트럼프의 호텔, 타워, 카지노, 리조트 심지어 (본인이 개최하는)미스유니버스 대회까지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딸과 아들들, 모델출신 아내까지 명성을 얻게 하고 브랜드화 시키죠. 예를 들면 이긴 팀을 선정하고 탈락자를 가리는 자리에 임원 대신 딸 이반카와 아들 도널드 트럼프 2세를 배석해 토론에 참여케 합니다. 그리고 승리팀에게 포상을 줄 때는 아내 멜라니아로 하여금 만찬을 주최케하여 '우아한 퍼스트레이디'같은 착각이 들게끔합니다. 이 프로를 보고 있으면 마치 트럼프 가족은  '대통령 패밀리'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3. 프로그램 곳곳에 '트럼프 = 대통령', '세트장 = 대통령 집무실',  '회사 임원 = 대통령 참모진', '부인 멜라니아 = 영부인', '트럼프 리조트 = 부유한 국가' 이미지화 전략 : 어프렌티스의 첫 화면은 항상, 황제가 등장할 듯한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헬리곱터를 타고 내려온 트럼프가 출연자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레드카펫 위에 선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요란스러운 장면은 한때 미국 코미디 프로의 패러디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돈 많은 사업가에 불과(?)했던 트럼프가, 오늘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배경에는 이러한 미디어 전략(?)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집념의 승부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쟁취하는데 능하죠. 그는 타고난 사업가이며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충실합니다. 그러나 잘자란 자식들에서 보듯 기존 미국의 보수적인 가정의 가치를 그대로 가진 사람인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잘 포장된 '이미지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철학과 비젼은 안보이는 사람이죠. 그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 '대통령놀이'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여왕놀이', '공주놀이'를 하며 청와대에 아직도 계시는 '이미지 대통령'을 겪은 우리로서는, 충동적인 그의 성격과 별로 지적이지 않으며 이타적이지 않은 그의 면모가, 이미지에 가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건 아닌지,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심히 우려됩니다. 특히 북핵 문제가 걸려 있으므로...